배우 팬사인회 같았던 간담회
구글 기념일 로고 디자이너 데니스 황(황정묵)
올림픽에서 우리 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태극기가 중앙에 올라가는 기분같은 뿌듯함이랄까. 세계 100여국에서 띄워지는 검색엔진 구글에서 태극기를 본 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광복절인 8.15일에는 태극기를 이용하여 명절에는 강강수월래 그림을 응용하여 구글에 내보냈다. 구글의 로고는 다른 여느 포탈들처럼 고정적 이미지가 없고 기념일에 따른 색다른 로고들이 나타나 검색의 즐거움 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기대감을 자아내는 구글의 로고 이야기. 웹디자이너 데니스 황(한국이름-황정묵)에게 직접 들으니 더 생생하다.
구글 기념을 로고 디자이너 데니스 황
가장 좋아하는 로고로는 순수 미술학도인 만큼 미술가들 생일을 표현한 것을 꼽았다. 그들의 이름을 쓰기 위해서는 연락해야 하는 곳이 많은데 창업자인 세르게이와 레리가 많이 도와줬다고 한다. 이번에 뭉크의 생일을 맞이해서 기념로고를 만들었는데 우연인지 2주전에 도난당했던 그 그림이 돌아와서 나름 의미를 두고 있단다. 가족 등 뭉크의 저작권을 관할하는 세 곳의 단체에 새벽 4시에도 전화해 일일이 허락을 받아 정말 어렵게 준비했다고 한다.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무엇을 못할까. 일에 재미와 열정을 두고 있으니 인정받지 않을수가 없지.
기억나는 에피소드로는 네덜란드 여왕의 생일 기념로고가 있다고 했다. 기념하기 위해서 멋지게 만들었는데 다음날 항의하는 메일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것도 네덜란드 사람이 아닌 벨기에 사람들에게 들어온 것이다. 몰랐었는데 벨기에 사람들의 약 절반이 네덜란드 어를 쓴다고 한다. 네덜란드 나라 웹페이지에 올린 것을 그들이 보게 된 것이고 왕을 모시는 벨기에는 왕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항의성 메일을 던졌다. 이것을 통하여 많이 배운다고 한다. 간단한 예로 계절별 로고도 많이 작업했는데 눈사람을 이용하여 구글의 로고를 만들었는데 출시하니 바로 들어오는 한마디. “현재 겨울이 아닌 나라에는 적용되지 않지 않겠느냐?” 세계는 정말 넓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딱 적용되는 사람이다.
독창적인 로고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는 인터넷이나 책에서 많이 얻는다고 한다. 나라의 전통문화가 담긴 책이 도움이 많이 된다. 구글 로고 설명을 하며 실제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재현해 달라고 하자 머뭇거림 없이 태블릿 PC를 고쳐 잡는다. 다른 디자이너처럼 정교하게 몇 번을 수정하면서 지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pc에 작업을 해가며 그린다고 한다. 어렸을 때처럼 낙서 하듯이. 부모님들~애들이 보는 만화, 낙서하는거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나도 만화와 낙서를 참 좋아했지. 이런거에 괜히 으쓱해지긴 처음이군.
아직 20대의 많지 않은 나이에 인터넷 강국 구글제국의 중심인물이 된 그. 그에게서 거만함은 찾아볼수가 없었다. 자신이 만든 로고를 설명하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은 보는이를 즐겁게 했다. 쏟아지는 질문에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 답하고 있었다. 구글의 인재채용 철학이 창의적이고 함께 동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던데 나 같아도 저런 사람하고 일하고 싶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글서글하게 웃는 모습이 순수하면서 매력적이다. 역시 사람들 보는 눈은 다 비슷한가보다. 간담회가 끝나고 사람들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단순한 인사차원이 아니다. 장소 주변에 붙어 있던 구글 로고들을 들고 그에게 사인을 받으러 갔다. 그게 뭐하는 행동이냐고? 나는 사진도 함께 찍었다.
미켈란젤로를 기념하는 구글의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