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큰 행사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특징이 있어야 한다. 아주 규모가 크거나 굉장히 눈에 띄는 제품을 내놓거나 이도저도 아닌것은 그냥 말 그대로 스쳐가는 눈길뿐이다. 나는 최대한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도 몇군데 돌아다니다 보면 힘들고 그래서 그 많은 부스 하나하나에 관심을 두기가 힘들었다.
이게 와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전시회를 정리를 해보자면 3명의 강타자와 2명의 실력 있는 외야수를 갖춘 야구팀이랄까.
전시장 안쪽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3곳은 삼성과 소니와 LG다. 그들은 나란히 붙어서서 서로의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HD TV, 대형 모니터, MP3 플레이어 등 분야가 비슷한게 많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경쟁구도였다.
먼저 그 중에도 몸집이 가장 컸던 삼성부터 살펴보자. PMP와 여행정보가 들어있는 디지털 카메라, 최근 광고를 빵빵 때리고 있는 휴대폰 UFO, 다양한 색을 지닌 MP3, 휙휙 돌아가는 모니터, 사진이 계속 바뀌는 디지털 액자까지 제품들이 진짜 다양하다. 뭐 여러 가지로 볼거리는 많아서 즐거웠지만 딱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삼서은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그래서 비싼가?
두 번째는 소니. 지나간 TV를 아무 때나 다시 볼 수 있는 메가TV에 셋탑박스로 플레이 스테이션3를 달면서 플레이스텐이션3에서 느낄 수 있는 HD화질의 영사을 즐길 수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관계자들을 따로 모아 OLED TV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MP3 플레이어, 현재 풀 HD화질의 4배의 화질을 자랑하는 프로젝터가 관심을 끌었다.
세 번째는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LG, 이건 여담이지만 각 부스마다 필요를 위해 갖추어논 쇼핑백중 LG께 제일 예뻤다. 김태희가 모델인 백이였는데 단연 인기였다. 그 백이 동날때까지는 사람들의 발길은 그쪽으로 제일 많이 몰렸었다. 여기에서는 DMB를 볼 수 있는 터치 스크린 MP3 플레이어 TM54가 마음에 들었다. 화면도 시원시원하고 디자인도 심플했다.
이 셋을 제외하고는 약간 분야가 다르지만 가전제품 업계에서 손꼽히는 하이어와 쿠쿠가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하이어의 약진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다. 우리가 흔히 중국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하이어는 가전업계에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브랜드다. 성능도 웬만큼 떨어지지 않는다고 소문이 나 있으니 저렴한 가격에 밀리지 않는 우리나라의 제품들을 만들어야 경쟁이 되겠다. 쿠쿠야 밥솥으로 시장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미지가 거의 세워졌으니 성공한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머지들은 다들 비슷비슷했다. 한가지 마우스 펜이나, 아주 작은 마우스, 120인치 터치 스크린 등 한가지 특화된 제품으로 나오거나, 쿨러, 전자사전, 제품 가방 등 주력상품이 있는 곳들이었다. 이번 전자전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중국관들이다. 중국집 이름이 아니라-- 중국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부스가 약10~20개가 있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작은 부품들이지만 이들이 이렇게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에게 큰 호응은 없었지만 중소기업관계자에게는 도움이 됬을 것이다.
그냥 하루 정도 돌아볼만한 전시회였다. 5일은 다가면 아마도 볼게 없을듯. 대기업들에서 매일 하는 아카펠라 공연이나, 비보이 공연 등은 재미있겠다. 전자전을 쭉 돌아보면서 제품들을 살펴보니 재미는 있었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제품을 한번에 구경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살리고자 하는데도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곳은 이런쪽인 듯 한데. 전자전의 주최와 수많은 후원도 다 대기업으로 갔나?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좀 들었다.